이진호 기자
■ 폭발적인 인기 속, 뜻밖의 논란2023년 10월 데뷔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4인조 걸밴드 QWER.
이들은 단기간에 팬덤을 형성하며 ‘걸밴드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 그룹은 멤버들의 문제가 아닌 ‘경영진 리스크’로 논란에 휩싸였다.
취재 결과, QWER가 출연한 행사비를 일부 경영진이 ‘슈킹(횡령)’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소속사 대표가 있었다.
과거 가요계의 어두운 단어였던 ‘슈킹’은 이제 거의 사라진 관행이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프리즘필터의 이 모 대표는 직접 이런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5500, 경기 6000, 지방 7000.
관계사 행사로 처리해서 3000만 원을 뺀 나머지 금액을 회사에 입금하자.”
즉, 행사비 일부를 다른 용도로 빼돌리자는 취지였다.
■ 사건의 발단 — “3억 2천만 원 해결해줄게”이 모 대표는 행사 에이전시 대표 B씨를 영입하면서
“투자금 3억 2천만 원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그는 B씨에게 “QWER 행사비로 투자금을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녹취에는 이 대표의 음성이 명확히 담겨 있었다.
그는 “3천씩 세 번 하자”고 말했다.
B씨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법적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멤버들을 생각하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피땀 흘려 무대에 선 멤버들의 돈인데
그걸로 투자금을 갚자고 하는 건 도저히 아니었다.”
— B씨 증언
결국 B씨는 퇴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증거 녹취를 남겼다.
이 녹취는 내부 고발자를 통해
프리즘필터의 실소유주 계범주 씨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진 않았다.
오히려 내부 고발자와 제보자 모두 감사 대상으로 회부됐다.
“문제를 고발했더니 되려 감사 대상이 됐다.
회사는 문제 있는 대표를 계속 감쌌다.”
— 내부 고발자 A씨
이후 감사를 이유로 문제 제기자들을 압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논란을 덮기 위한 퇴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프리즘필터 측은 리스팩트에 이렇게 답했다.
“자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절차적으로 감사한 것뿐이며,
관련자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것일 뿐이다.”
이 전 대표는 리스팩트의 확인 요청에 대해
“녹취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이번 사임은 해당 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벌어들인 행사비가 ‘슈킹 논의의 대상’이 되었단 사실조차 몰랐다.
그들의 첫 정산액은 1,200원. 이 수치는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K-POP 시스템이 안고 있는 불투명한 구조의 상징이 되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멤버들의 신뢰와 노력이 숫자로 거래된 현실이다.”